여름산책

<여름산책> 더스테이 힐링파크, 경기도

작가 박상희는 시트지라는 인공적인 부산물을 이용해 도시의 풍경을 촉각적으로 보여지게 만드는 작업을 계속해왔다. 도시의 불 켜진 야경 안에 드러나는 욕망과 끊임없이 노동하는 현대 사회의 불면의 밤이 그의 작품 속에 녹아있다.

박상희는 회화의 원근과 평면성을 표현함과 동시에 디지털 사회의 파편화된 조각처럼 기하학적 무늬와 오려내기를 통해 또 다른 회화의 깊이를 다룬다. 그의 화면에서 주요하게 작용하는 인공의 빛은 도시인의 삶을 어루만지면서 그들의 진솔한 내면의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표현에 있어서는 회화의 고전적인 재현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시트지가 오려지고 다시 재조합되면서 풍경의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으며 색다른 회화에의 접근을 경험하게 한다.

이번 개인전 <여름 산책 A summer walk>은 한낮의 햇빛으로 덥고 지루해진 일상을 경쾌하면서도 색다르게 다루며 건조한 일상에 생기를 부여해준다. 태양열로 달아오른 도시의 풍경은 핑크색이나 녹색, 바다색 등으로 재구성되고 단색조로 그려지거나 때로는 표면이 벗겨지기도 하면서 캔버스의 단단한 평면이 와해되고 뜯겨나간다. 여기서 오는 통쾌함은 바로 여름날의 시원함과 맞닿아 있다.

 

2020 – 2021